[ 수 한의원 ] 한방에서 피가 부족하다는 의미...(1)

밥을 안먹고, 눈을 많이 쓰면 오는 증상

혈허

▣ 빈혈 없는데요 

진료실에서 진찰을 한 후 '지금 피가 많이 부족하신 상태입니다.'라고 하면 "건강검진에서 빈혈 없다고 나왔어요"라는 대답이 바로 나옵니다. 검진상으로는 적혈구치가 정상인데 무슨 소리냐? 약 먹게 하려고 없는 병을 만들어내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적인 눈빛으로 말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피가 부족한 증상, 즉 혈허(血虛) 증상은 빈혈보다 넓은 의미입니다.

빈혈처럼 수치가 낮은 경우와,수치상으로는 정상이지만, 피가 몸에서 하는 작용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빈혈 + 혈의 기능저하를 한방에서는 피가 부족하다고 진단을 합니다.

검사상 혈액은 충분히 있더라도, 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혈의 작용이 이루지지 않아, 

아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한방에서는 혈허라고 진단을 내립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체크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 피는 음식의 기운이 변한 것

혈은 음식에서 옵니다. 그 중에서도 오곡이 기와 혈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합니다. 음식이 몸에 들어오면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으로 나뉘는데, 탁한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 대,소변이 되고, 맑은 기운은 기와 혈이 됩니다.

혈은 기를 따라 몸을 순환하면서 몸을 부드럽게하고, 따뜻하게 해주고, 한편으로는 열을 식혀주고, 근육이 정상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영양을 공급해줍니다.

따라서, 밥을 제시간에 먹지 못하거나, 좋은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오래간다면, 피를 만드는 원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부족한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밥을 굶으면, 머리가 빠지고, 손톱이 깨지고, 생리가 줄고,  눈이 어두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체중조절을 하더라도 식사는 거르지 말고 해야 합니다.

혈과 관련된 장기는 오장육부 가운데 심장,간장,비장입니다. 혈은 심장에서 만들어져(心生血), 간에 저장되고(肝藏血), 비장에서 총괄을 합니다(脾統血). 심간비의 세 장부가  각각 정상적으로 작용을 하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하나의 장부라도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혈허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어느 장부의 문제인가에 따라서 치료하는 방법이 바뀌게 됩니다.

▣ 혈허의 금기

동의보감에는 혈허 증상에 세가지를 금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짜게 먹지 말것

혈은 소금을 두려워 하는데 소금을 만나면 혈행(피의 순환)이 더뎌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짜게 먹으면 몸이 건조해지는 느낌이 들어 물을 찾게 됩니다. 건조해지는 증상이 혈허의 중요증상입니다.

둘째. 눈을 적게 쓸것

눈을 많이 쓰면 혈을 소모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대부분이 눈을 써야 하는 일입니다. 컴퓨터,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요즈음은 잠시도 눈을 쉬지 못하게 됩니다.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눈을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안구건조증, 피부건조증이 증가하는 것은 눈의 과도한 사용으로 혈허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가능한한 눈을 감고 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침으로 출혈하지 말 것.

피가 부족한 데 억지로 피를 뽑아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혈허증상이 있는 분들은, 피를 뽑는 부항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땀도 피의 한 종류이므로, 억지로 땀을 내는 일, 반신욕이나 찜질방 장시간의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피가 부족한 경우는 땀이 거의 나지 않습니다. 땀이 나면, 두근거리고, 두통, 어지러움증상이 잘 오게 됩니다.  

그 밖에, 지나친 긴장은 피를 마르게 합니다. 흔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 피가 마른다고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피가 부족해지면, 스트레스와 긴장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쉽게 짜증나고 피로하게 됩니다.

짜증을 내면 다시 피가 더 마르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반드시 그 고리를 끊고 피를 보충해서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좋습니다.